실종자 가족들, ‘청와대 항의 방문’ 놓고 경찰과 충돌

양측, 4시간 넘게 대치…정 총리 설득 나섰으나 실패

2014-04-20     김지희 기자

[매일일보 김지희 기자]‘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20일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려다가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실종자 가족들과 경찰의 대치는 4시간 넘게 이어지다가 끝났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이날 새벽 1시 50분께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선내 첫 사망자 수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체 회의를 열어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가족들은 실종자 수색에 대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정부의 대처를 믿지 못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것이 청와대 항의방문의 이유다.

이에 대표단 70여명은 관광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청와대를 향해 출발하려고 체육관 밖으로 나섰지만 곧 경찰 100여명에 의해 가로막혔다.

경찰은 ‘도로상 안전사고’ 우려를 이유로 경력을 배치했다고 설명했지만 대표단들은 고성을 지르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대표단 측은 충돌 직후 사태 수습을 위해 현장에 나온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당국의 수색 작업이 늦어지는 데 항의하고 정홍원 국무총리의 현장 방문을 요구했다.

장관은 “현재는 한 분이라도 살리기 위한 수색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며 “가족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가 가족들의 청와대행을 만류하고자 가족과 경찰이 대치 중인 현장을 찾았으나 설득하지 못하고 주변에 대기한 차량에 1시간 만에 탑승했다.

가족들은 이후 정 총리의 차량을 막아서 대치 상황이 지속됐다.

정 총리는 가족들이 2시간가량 이어진 대치 상황을 풀자 별다른 말없이 현장을 떠났다.

대표단 측은 이날 오전 버스가 구해지는 대로 청와대 항의 방문을 재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