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첫 공개…김정은 "핵물질 생산 총력"
2025-09-13 조석근 기자
북한이 핵무기 원료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최초로 공개했다. 미국 대선을 50여일 앞둔 시점에서 향후 미국 새 행정부와 비핵화 협상을 대비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종의 몸값 올리기 시도라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라늄 농축기지를 돌아보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 핵물질 생산을 줄기차게 벌려 나가고 있는 데 대한 보고를 받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라"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2010년 미국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에 초청했다. 그러나 이 시설의 모습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 세력이 공화국을 반대해 감행하는 핵위협 책동은 더 노골화되고 위험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핵무력을 중심으로 한 국방력 강화는 "미국과 대응하고 견제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북한 핵개발 총책인 홍승무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함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기지 시찰 외에 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 시찰과 신형 600㎜ 방사포차 성능 검증 시험 현지지도 소식도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13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해 "북한의 공개 의도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북한 전반 동향을 관찰하고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핵실험 시기는 북한 지도부의 결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단정적으로 예단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대선 등 대내외 정세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평가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미 정보 당국이 긴밀히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