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곡성 재선거 한 달 앞으로...'호남 쟁탈전'
2024-09-17 손봉선 기자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영광·곡성 재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과 후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단순한 군수 선거가 아닌, 차기 지방선거를 앞둔 중요한 전초전으로 평가되며 호남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통적인 호남 지역의 맹주 역할을 해온 더불어민주당과 최근 정치 신인으로 떠오른 조국혁신당 간의 대결 구도가 이목을 끈다. 민주당은 오랜 조직력과 기반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으며, 조국혁신당은 '호남 월세살이' 전략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두 정당의 경쟁은 단순히 군수 자리를 넘어서, 2026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영광군수 재선거는 7명의 후보가 출마해 7파전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곡성군수 재선거는 4명의 후보가 출마해 4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영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 진보당 이석하 후보가 본선에 나서며, 무소속으로는 양재휘, 오기원, 김기열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의힘은 아직 후보를 전략공천하지 않은 상태다. 곡성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후보,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 무소속 이성로 후보,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가 본선에서 경쟁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대결은 단순한 후보 간 경쟁을 넘어, 당 대 당의 대리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5선 경력을 자랑하는 박지원 전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워 조직적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직접 영광과 곡성 지역에 머물며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선거를 통해 호남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번 재선거에서 눈여겨볼 변수는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각 후보들의 자질 문제다. 특히 영광에서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의 과거 범죄 전력과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의 정치 이력 논란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세일 후보는 사기와 폭력 전력이 있고, 장현 후보는 과거 학도호국단 학생장 출신으로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곡성에서도 경선 탈락자들의 지지층 이탈이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쌀값 하락 등 농민들의 민심도 중요한 변수다. 지역 내 농민 출신 후보와 진보 진영 후보들이 농민 표심을 결집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전통적으로 무소속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던 영광에서 이번에도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할지 주목된다. 또한 추석 민심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정당과 후보들은 추석 전후로 총력을 기울여 표밭을 다질 계획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의 대결 구도는 이미 '프레너미' 관계로 변모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이라는 구호로 지지세를 확보하며 민주당과의 우호적 관계를 형성했지만, 이번 재선거에서는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조국 대표는 "호남은 민주당 일당 독점으로 고인 물이 썩었다"며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박지원 전 의원은 "호남은 썩은 곳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이러한 논쟁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호남 지역 유권자들의 정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선거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재선거는 단순한 지역 선거의 의미를 넘어선다. 영광과 곡성에서의 승패는 호남 지역 전체에 걸친 정치 지형의 변화를 예고할 수 있으며, 2026년 지방선거는 물론 더 나아가 2028년 총선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은 오랜 기간 쌓아온 조직적 기반을 바탕으로 호남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조국혁신당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기존 정치권에 도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이번 재선거가 여러 가지 변수를 안고 있어 예측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의 선전 가능성, 후보 자질 논란, 그리고 추석 민심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선거 판도를 흔들고 있다. 선거 결과는 단순히 군수 자리를 넘어서, 향후 지방선거와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재선거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모두에게 사활을 건 대결이 될 것이며, 호남 유권자들은 과연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 것인지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