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포비아' 우려에도 전기차 '액셀'
다양한 라인 선제적 투입…글로벌 공략 드라이브 현대 캐스퍼EV‧기아 EV3 등 전기차 대중화 견인 아이오닉9‧EV9 등 대형 3열 전기 SUV도 기대주
2024-09-18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등 잇단 악재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중저가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전기차 선택지 강화를 통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캐스퍼 전기차 모델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경차 캐스퍼의 전동화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캐스퍼보다 커진 차체와 315㎞의 1회 완충 주행거리 등을 확보했다. 이 모델은 출시 첫 달인 지난달에만 1439대가 판매됐는데, 현대차 전동화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가세하며, 캐스퍼의 판매 확대는 탄력을 받고 있다. 캐스퍼의 올 1~7월 판매량은 2만3753대에 달했고, 지난달 5031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캐스퍼 월간 판매량이 5000대를 돌파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순항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올 4분기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50여개국에도 순차 출시가 예정됐다. 내년 1분기에는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유럽과 일본이 소형 전기차 수요가 비교적 많다는 점에서 글로벌 판매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또 현대차는 올 11월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모터쇼를 통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아이오닉9은 콘셉트카 '세븐'으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E-GMP)을 적용한 현대차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대형 차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 3열 전기차를 투입하며 테슬라 추격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이오닉9뿐 아니라 기아 'EV9' 등도 내년 초 미국 시장 진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의 최신 전기차 'EV3'도 기대주다. 소형 모델인 EV3는 기아의 첫 전기차 대중화 모델이다. 현재 캐즘과 포비아를 뚫고 국산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전월(1126대) 대비 4배가량 증가한 4209대에 달했다. 특히 EV3는 보조금 반영 시 실구매가가 3000만원대 수준으로 낮아진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501㎞까지 확보했다. 기아는 유럽에서 EV3와 비슷한 크기의 니로EV를 판매하고 있지만 EV3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일부 완성차의 속도조절 분위기 속에서도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제적으로 투입, 점유율 확대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모의 경제' 구축으로 수익성과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 4분기 완공을 목표로 미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HMGMA)과 내년 완공하는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등을 글로벌 주요 거점으로 삼아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