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본회의에 여야 전운···'쌍특검·지역화폐법' 두고 충돌 불가피
민주, 우 의장 중재 수용···與 "일정 협조 불가" 여야, 추석 직후 충돌···'민생 입법' 지연 우려
2025-09-1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19일 본회의'가 임박하면서 여야 간 긴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릴 경우 여야 쟁점 법안인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지역화폐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잠시 '정쟁 소강상태'에 돌입했던 여야가 추석 연휴 직후 충돌할 조짐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우 의장의 '19일 본회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다음 날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쌍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우 의장 방침을 받아들여 고집을 꺾었다. '김건희 특검법'은 수사 대상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주식 저가 매수 의혹, 인사개입·공천개입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8가지 의혹이 포함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야당이 네 번째로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으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추리면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대법원장 추천 인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역화폐법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국가 책무로 명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변이 없다면 민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두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을 한꺼번에 상정해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에서 3개 법안을 한꺼번에 19일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을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제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강행하는 법안이 위헌적일뿐더러, 19일 본회의는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내고 "야당이 추석이 끝나자마자 '위헌 논란' 가득한 특검법과 '무제한 현금살포' 지역화폐법을 또 강행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6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것으로 일정이 확정됐다. 19일 본회의 일정은 일방적으로 여야 간의 합의 없이 의장이 결심하고 공지한 것으로 안다"며 "저희는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에서는 야당이 쟁점 법안 처리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서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19일 본회의 불참 여부를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의료대란 장기화 속 의정갈등 해소에 우선순위를 둔 우 의장이 '19일 본회의'라는 절충안을 제안했지만,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 이견이 커 추석 연휴 직후 여야의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구당 부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등 여야 대표 회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보였던 일부 현안 관련 논의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