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확전 노리나…멀어지는 가자 종전 기대

2025-09-18     성동규 기자
베냐민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 배후로 지목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가자전쟁 휴전 협상은 더욱 요원해질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폭발 사건이 있기 직전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가자 전쟁의 목표를 헤즈볼라와 맞닿은 북부 전선 확보로 확대했다. 북부 레바논 접경지역에서 헤즈볼라와의 무력 충돌을 피해 대피한 자국민 6만명의 '안전한 귀환'을 전쟁 목표에 추가, 사실상 확전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그 이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폭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보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후 계속됐던 양측간 무력 공방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자 휴전 협상 중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온 미국도 이를 우려하고 있는 듯 바이든 정부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벌이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인 아모스 호크스틴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 16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과 더 광범위한 전쟁을 시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보도 내용을 종합해 보면 호크스틴 선임고문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은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역내 갈등의 위험이 있으며 미국은 레바논에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호크스틴 고문에게 레바논 국경 안보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 없이 피란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갈란트 장관 역시 북부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군사 행동뿐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과는 별개로 레바논 남부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블리다 지역의 '테러 기반 시설'을 공습, 헤즈볼라 대원 3명을 제거했다. 헤즈볼라는 대원 사망 사실을 즉각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경 근처 이스라엘 부대와 진지에 일련의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