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사태로 ‘제7홈쇼핑‘ 논란 재점화
“업체 간 경쟁 강화해야” vs. “시장 이미 포화상태”
2014-04-20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최근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원들이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한 비리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제7홈쇼핑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롯데홈쇼핑 사태를 통해 제7홈쇼핑 설립에 대한 찬성의견이 득세하고 있다.홈쇼핑은 정부의 인허가를 받아 설립이 가능한 사업으로 3~5년마다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홈쇼핑 채널은 1994년 첫 사업자 승인 이후 매 정권마다 추가 승인을 내줘 현재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 6개 업체로 늘어난 상태다.찬성의견은 홈쇼핑 업체가 납품업체에 비해 지나치게 큰 힘을 가지고 있어서 롯데홈쇼핑 사태와 같은 문제가 발생됐으며 제7홈쇼핑 설립을 통해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이는 앞서 롯데홈쇼핑 사태 이전에 제7홈쇼핑 설립을 주장하는 배경이 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벤처기업을 돕는 차별화된 신규 홈쇼핑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합쳐져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있다.지난달 25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 창조 제품의 유통 채널을 만들어주지 못하면서 창업만 지원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신규 홈쇼핑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힘을 실었다.반대쪽 의견도 만만치 않다.이미 중소기업을 위한 전용 홈쇼핑이 있는데다 홈쇼핑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무리한 설립은 방송 산업 전체가 황폐화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가장 최근에 설립된 홈앤쇼핑은 전체 제품 판매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 비중이 80%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부로 승인을 받았다.그런데 중소기업 비중을 전체 24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로만 정하다 보니 홈쇼핑의 특성상 정작 소비자가 많이 찾는 프라임 타임에는 대기업 제품의 편성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홈앤쇼핑이 원래 목적대로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방향성을 돌리고 나머지 업체들의 재승인 요건을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강화한다면 추가 승인은 필요없다는 것.이미 포화상태인 홈쇼핑시장에서 정치권에 휘둘려 제7홈쇼핑 도입 논의가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지난달 열린 한국방송학회 세미나에서 정인숙 가천대 교수는 “학계, 시민단체에서 홈쇼핑 채널이 몇 개가 적정한지에 대한 의견을 내놓아도 정부가 정치적인 논리에 맞춰 사업자를 선정해 온 관례에 비춰 이런 논의가 필요한지조차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또한 시청권 침해와 지나친 방송 인프라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제6홈쇼핑인 홈앤쇼핑 설립 당시에는 홈쇼핑 판매수수료 논란으로 홈쇼핑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며 “지금의 상황이 당시와 너무도 닮아 매 정권 홈쇼핑 업체의 추가 승인을 내줬던 관례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