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친환경도 좋지만”…안전성 우려도 커져
지난해 전기차 화재 1만대당 1.3건…배터리 화재 건수 18.5% 증가 국토부, 배터리 정보공개 의무화 시행…가이드라인·참여 유인책 필요
2025-09-19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전기차 배터리의 자연 연소 위험이 증가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배터리 관련 안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전기차 1만대당 화재 발생 건수는 2017년 0건에서 지난해 1.3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기차 등록 수가 2017년 2만5108대에서 지난해 54만3900대로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발생 원인이 배터리인 건수는 2017년 168건에서 지난해 199건으로 18.5% 증가했다. 재산피해 규모 역시 2017년 건당 595만원가량에서 지난해4380만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단시간 내 대규모 화재와 폭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유독성 화학물질의 유출 같은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의 폭발 사고는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공개 의무화를 위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과 ‘자동차등록규칙’ 개정안을 내달 21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공개 의무화 시행으로 자동차 제작사 및 수입사는 전기자동차를 판매할 때 소비자에게 배터리와 배터리 셀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자동차등록증에도 배터리와 배터리 셀의 정보를 표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보 공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일원화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혜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보 공개의 수준을 보는 기업의 입장은 제각기 다르다. 어느 정도까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지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주어져야 기업 입장에서도 배터리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이 정보 공개에 따른 대처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참여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에 배터리 정보 공개에 참여할 유인책도 줘야 한다. 배터리 정보는 경영에 영향을 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정보 공개를 강요한다면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개된 데이터 활용 방안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기업이 공개한 정보를 정부가 가지고 있기보다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둘 필요성도 있다. 데이터 트러스트 제도를 활용해 기업들의 정보를 하나로 모았을 때 그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데이터 공개 및 활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