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천국 캐나다도 '빗장' 건다
유학생 비자 발급 줄이고 외국인 노동자 규제 강화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이민자의 천국으로 손꼽히던 캐나다가 점차 국경의 문을 닫고 있다. 당장 내년도 유학생 비자 발급 건수를 줄이고 외국인 노동자 관련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 밀러 캐나다 이민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도 발급될 유학생 비자가 총 43만7000건에 그칠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0만건보다 12.6%, 올해 48만5000건보다 9.9% 적은 수다.
캐나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 변화는 적극적인 이민자 수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이민자 증가로 인해 주택난과 일자리 부족이 심화되고 사회복지 분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이민자들이 일자리가 풍족한 대도시에만 몰려들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지난해 말 기준 캐나다 주택가격은 73만400캐나다달러(약 7억2503만원)로 최근 5년간 36%나 치솟았다. 밴쿠버의 경우 120만캐나다달러(약 12억원), 토론토는 110만캐나다달러(약 11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밀러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민자가) 캐나다에 오는 건 (캐나다가 제공하는) 특혜이지 (이민자가 지닌) 권리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캐나다 정부는 유학생 자녀나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들에 대한 취업허가 발급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난민신청 제도를 불법체류에 악용할 수 없도록 여행비자 발급 심사도 강화할 예정이다.
캐나다 인구에서 유학생과 외국인 노동자 등 임시체류 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4월 기준 6.8%로 집계됐다. AFP는 캐나다 정부가 이러한 비율을 5% 아래로 낮출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