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동통신 3사도 스팸 차단 총력… 효과는 의문

문자 재판매사 난립...법적조치·시장제한 필요

2024-09-19     최한결 기자
스팸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국내 이동통신업체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스팸 문자 급증에 자체대응안을 내놓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원론적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민간 분야 주요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에서 스팸 문자가 2억175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2억9550만건) 스팸 문자 7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SK텔레콤은 불법 스팸 억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송수신 문자에 대한 필터링 정책 업데이트 시간을 종전 1일 1회에서 10분당 1회로 단축했다. 또한 불법 스팸 발송 번호 등록 기준을 엄격하게 해 필터링 기준을 높였다. 특히 지난 8월부터는 본인인증 서비스 앱인 패스(PASS)에 제공 중인 스팸 필터링 서비스 기능을 강화했다. PASS 스팸 필터링은 불법 스팸 문자를 감시해 걸러주는 기본 기능에 키워드 추천·미끼 문자 AI 탐지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대전화 사용자 동의를 통해 통신사 자체 필터링 대비 강도 높은 필터링이 가능하다. KT는 AI 스팸 수신 차단 서비스를 통해 악성 문자를 걸러내고 있다. 해당 기능은 지난 3년간 일평균 150만건 이상의 스팸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한 AI가 자동으로 악성 스팸·스미싱 등을 99% 정확도로 차단한다. LG유플러스는 사업자가 불법 스팸을 지속 발송할 경우 계정을 정지하는 삼진아웃제로 대응한다. 단계별로 △1차 위반 시 60일 전체 계정 정지 △2차 위반 시 120일 전체 계정 정지 △3차 위반 시 해당 연도 전체 계정을 정지해 메시지 발송을 중지시킨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지난 2023년 말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스팸 피해를 줄이고 있으나, 최근 스팸 급증으로 체감 효과는 미지수다. 통신사들의 경우 문자 전송을 중개하는 위치에 불과해 스팸 원천 차단이 아닌 사후 대응책 마련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스팸 발송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기 때문에 실시간 대응도 어렵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오차단 위험성"이라며 "통신사에서는 수많은 스팸 문자를 막더라도 정상적인 메시지가 잘못 차단되면 법적인 책임을 져야해 더 막지 못하는 것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대량 문자를 서비스하는 문자 재판매사 사업체 1200여개 정도가 난립했다"며 "이들을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제한을 둘 필요가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례해 조치를 취하는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