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수박 생육단계별 미생물제 맞춤 처리 방안 구축
농가 적용 결과, 병해충 줄고 상품성 높아져…
2025-09-19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은 어린 모종 시기(아주심기 전 육묘 단계)부터 수확할 때까지 수박의 생육 단계별 미생물제 맞춤 처리 방안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수박은 대표적인 여름 박과 채소 중 하나로, 2022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총 재배면적은 1만 1,276헥타르(ha), 생산량은 48만 7,167톤으로 과채류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박을 재배할 때 강수량이 늘고 일조량이 부족한 경우 초기 생육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오랜 기간 수박을 이어짓기한 시설 재배지에서는 토양병과 진딧물, 바이러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작물 병해충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을 활용한 유기농업 자재를 쓸 수 있지만, 기존 미생물제는 작물의 생육 증진, 환경 스트레스 저감, 병해충 방제 등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개발돼 재배 지역, 재배 방식, 생육단계 등에서 오는 차이에 모두 대응하기 어려웠다. 미생물제의 효능과 효율을 최대한 높이면서 재배 지역이나 방식, 생육단계에 따른 문제점을 친환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육 단계별 맞춤 처리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했고, 연구진은 그 방안을 구축해 일반 수박 재배 농가(경북 봉화), 유기농 수박 재배 농가(충북 충주) 두 곳에 적용 후 연구를 진행했다. 두 농가 모두에 미생물제인 메소나를 물과 함께 준 후 아주심기를 했으며, 직후 저온 스트레스를 줄이고 초기 생육을 좋게 하고자 또 다른 미생물제 ‘뿌리고’와 메소나를 1~2주 간격으로 물과 함께 줬다. 그 결과, 야간 저온 피해가 약간 있었음에도 미생물제를 처리하지 않은 수박보다 초기 생육이 12~17% 증가했다. 이밖에도 유기농 수박 재배 농가에서는 아주심기 후 잎과 줄기가 자라는 시기에 발생하는 진딧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천적(콜레마니진딧벌, 진디혹파리)과 진딧물 방제용 미생물제인 참총충을 번갈아 투입했다. 이후 열매가 열리는 5월 중순, 천적과 미생물제를 함께 처리한 수박에서 진딧물 밀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으며, 진딧물 피해 잎은 47%, 진딧물 분비물이 묻은 수박은 약 80% 이상 줄었고, 수박 무게와 크기도 23% 정도 증가했다. 일반 수박 재배 농가에서는 이어짓기로 인해 토양병인 덩굴쪼김병이 발생했었는데, 꽃이 필 때 미생물농약으로 등록된 탑시드를 1주 간격으로 3회 물과 함께 준 결과, 덩굴쪼김병 발병률이 55~75% 줄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재배 방법, 수박 재배 시 문제가 되는 상황에 따라 생육 단계별 미생물 맞춤 종합 처리 방안을 지침서로 만들고, 2025년 하반기부터 농업인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 김상범 과장은 “생육 단계별 미생물 맞춤 종합 처리 방안 마련으로 미생물제 효능을 극대화해 수박 등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돕고, 지속 가능한 농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