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던' 아이폰16…스마트폰 시장 정체 국면

아이폰16 사전 주문,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 AI 기능 지연에 하드웨어 변화도 크지 않아 신제품 효과 부재에 스마트폰 시장 정체 반증

2025-09-19     최은서 기자
애플의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아이폰16의 사전 주문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메라 컨트롤' 버튼 외에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미진한데다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의 온전한 활용도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폰16 시리즈 사전 주문 판매량이 저조한 가운데 전작 대비 가장 차별화된 기능인 AI도 베타(시범) 버전을 선보이는데 그쳐 시장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의 궈밍치는 보고서에서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아이폰16의 첫 주말인 지난 15일까지 사전 주문 판매량이 약 370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아이폰15 사전 주문 기간 판매량 대비 약 12.5% 감소한 수치다.  특히 고급형 모델인 아이폰16 프로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궈밍치는 "주요 판매 포인트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16 출시와 함께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의 자체 생성형 AI 시스템이다. 당초 아이폰16은 애플의 첫 AI폰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으나 다음달 미국의 영어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기능만 구현한 베타 버전이 도입돼 판매 시점과 AI 시스템 활용 간 시차가 존재한다. 12월에는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공 등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에 한국어,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처음으로 한국이 아이폰 1차 출시 국가 명단에 올랐지만 아이폰16 공개행사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의 한국어 제공 시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19일에서야 내년 중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언어에 추가된다고 밝혔으나 내년 언제쯤인지 구체적인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전작과 같은 출고가, 17년만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통화녹음 기능, 신속촬영 등을 지원하는 카메라 컨트롤 등 신기능 탑재 등도 소비자 유인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외 언어 지원이 내년 중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17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디자인을 비롯한 하드웨어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아이폰16 흥행의 성패를 가를 요소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활용성으로, 당장은 우려 요인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17이 대대적인 디자인 개선과 하드웨어 변화가 예상돼 구매 수요의 이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이 전작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을 두고 정체 상태에 놓인 스마트폰 시장을 반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첫 AI 폴더블폰으로 출시한 '갤럭시Z 플립6'와 '갤럭시Z 폴드6'이 전작의 판매량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갤럭시 Z폴드·플립6의 국내 사전 판매는 전작인 102만대에 못 미치는 91만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아이폰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가 도래한 영향 등이 원인으로 꼽혔으나 아이폰16 역시 사전 주문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1억4000만대로 10년 만에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43개월으로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