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무역 증가세 꺾여…미 추가제재 여파
전문가 "올해 교역액 2000억 달러 수준 될 듯"
2025-09-20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 규모가 최근 들어 지속해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개인‧기업에 대한 2차 제재 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해관총서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을 인용해 올해 1∼8월 양국 무역 규모는 1585억달러(약 211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고 보도 했다.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올해 8개월간 719억1000만달러(약 9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늘어나는 데 그쳤고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865억6000만달러(약 115조5000억원)로 3.2% 증가했다.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는 전년 대비 26.3%라는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 2400억달러(약 320조10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특히 양국 간 에너지 교역 둔화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중국 세관 자료를 보면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지난 5∼7월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도 이중용도 품목(민간용도로 생산됐으나 군수용도로 전환 가능한 물자)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운송장비 수출이 7월에 12% 가까이 감소했다. SCMP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제재에 나선 것을 주된 원인으로 짚었다. 미국은 지난 6월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피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단체 300곳 이상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면서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도 2차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했다. 이런 탓에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주요 중국 시중은행들과 신개발은행(N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모두 러시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줄이고 있다는 게 SCMP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에 따라 올해 양국 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2000억달러(약 267조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