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역대 정부 노력 물거품...지금이 한국전쟁 후 가장 위험"
2025-09-20 조석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과의 신뢰 구축과 대화를 위해 흡수통일 의지가 없음을 거듭 표명해 온 역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전남평화회의' 기조연설에서 "(현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만을 외치며 대화를 포기하고 사실상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평화의 안전핀 역할을 하던 9·19 군사합의가 현 정부에서 파기돼 한반도는 언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지금 한반도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것은 더욱 우려스럽다. 대한민국이 신냉전구도 강화에 앞장서거나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편중 외교를 탈피하고 국익을 앞세우는 균형 외교로 스스로 평화의 길을 찾고, 나아가 평화의 중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통해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것과 관련해선 "미국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북미대화 재개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때 우리가 과거처럼 '패싱' 당하고 소외돼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대화를 외면하고 대결 노선만 고집하면 언젠가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 지붕만 쳐다보는 우를 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도발 강도를 끌어올리는 북한에 대해서도 "다시 핵에 매달리고 대결을 외치며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다"며 "하루 속히 대화의 장으로 돌아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