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장벽 허문다…경동나비엔, 환기청정기 사업 강화
국내 보일러 시장 한계점 도달 후 새 먹거리 모색 렌털 판매와 관리 상품 도입…“공격적 마케팅 필요”
2025-09-22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경동나비엔이 렌털 사업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사업을 넘어 새로운 국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 및 온수기 해외사업은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고른 성장세를 실현하기 위해 렌털 영역을 선택한 상황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한계점에 도달했다. 양적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보일러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연간 120만~13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4% 미만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보일러 교체지원금으로 질적성장은 일부 이뤄졌다. 하지만 중앙난방 시스템 도입과 개별주택 신축의 감소로, 보일러 판매 대수가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이 사실상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동나비엔은 그간 해외사업을 기반으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등 세계 각 국에 진출해 성과를 거뒀고, 이중 북미 지역의 매출액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적을 넘어섰다. 북미 시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대적으로 업력이 긴 내수보다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동나비엔은 내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했다. 이중 환기청정기는 경동나비엔의 향후 사업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환기청정기는 기존 환기시스템과 공기청정기가 결합된 제품이다. 거주공간 내 환기와 공기청정을 동시에 실현하는 ‘투인원(2 in 1)’ 가전이다. 환기청정기는 그간 환기시스템으로 분류돼 가전보다 설비에 가까웠다. 하지만 경동나비엔은 가정별 설치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치우친 판로를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부문으로 확대했다. 공기청정기의 기능을 보유한 만큼, 제품군이 가진 소비자의 가전 인식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렌털 부문으로의 사업 확대도 진행했다. 현재 판매 중인 환기청정기에 정기적인 관리서비스를 적용했고, 구독(할부) 방식의 결제도 도입했다. 기존 환경가전과의 동일한 판매 방식을 채택해 가전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달에는 타사의 환기 관련 제품 렌털까지 관리해주는 상품을 개시했다. 렌털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한 사전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결국 마케팅 역량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소비자가 해당 제품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직 렌털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환기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정부는 환기 설비 설치 의무화를 발표해 환기청정기의 성장발판이 조성됐다”면서 “다만 아직 환기 설비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해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