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재야' 장기표 암 투병 끝에 별세

담낭암 말기 향년 78세...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025-09-22     조석근 기자
'영원한 재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이 22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장 원장은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별세했다. 담낭암 투병 중이던 고인은 발견 당시 4기였으며 입원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45년 경상남도 밀양 출신으로 마산공고를 졸업하고 1966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자살을 접하면서 학생운동과 노동 운동에 투신했다. 고인은 이후 서울대 내란음모사건, 민청학련사건, 청계피복노조 사건, 민중당 사건 등으로 9년간 수감 생활을 했고 12년간 수배 생활을 했다. 1980년대 이후 김근태, 이부영 전 의원 등과 함께 재야 ‘트로이카’로 불렸다.  고인은 민주화 운동에 따른 보상금을 일절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9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국민 된 도리, 지식인의 도리로 안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재야 민주화 운동의 한계를 느끼고 1989년 민중당 창당에 앞장섰다. 진보정당 설립과 원내 진출을 위해 개혁신당, 한국사회민주당, 녹색사민당, 새정치연대 등을 창당했다. 세 차례 대통령 선거도 출마를 선언했다. 1987년 민주화 후 열린 대선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명분으로 '김대중 비판적 지지론' 쪽에서 김영삼 후보측의 단일화론에 맞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4자 필승론'을 비판하며 그를 '지역주의 원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동·시민운동, 민주화운동에 평생 헌신한 고인은 제도권 정계로는 진출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영원한 재야'라는 별명을 얻었다. 단 더불어민주당 전신 통합민주당, 새천년민주당 당적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에서도 출마했다. 최근 '신문명정책연구원'을 만들어 저술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을 추진했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지난해 4월부터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로서 "우리 국민은 국회의원들의 비상식, 몰염치, 특권 의식을 더는 참을 수 없게 됐다"며"현장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강렬히 느낀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의원의 월급은 400만원 정도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세전 1억5700만원에 달하는 국회의원 세비를 줄이자고 주장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무하 씨와 딸 2명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조문은 오후 2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