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중동…미, 레바논 체류 자국민 철수 권고
2025-09-22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충돌이 격화됨에 따라 미국 정부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현지를 떠날 것을 권고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미국 시민들에게 상업적 선택지가 남아 있는 동안 레바논을 떠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상업용 항공편 이용이 가능하지만 수용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며 "안보 상황이 악화할 경우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출국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레바논 남부와 시리아 국경, 난민촌 인근 지역에 있는 자국민은 즉시 그곳을 떠날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미 국무부의 권고는 지난 17~18일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의 동시다발 폭발이 연이틀 발생한 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즈볼라가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천명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이날 역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계속됐다. 이스라엘군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부터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를 포함한 약 290개 표적과 기타 군사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국경을 넘어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려는 징후를 감지했다며 헤즈볼라 로켓 발사대 수백 대를 공격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날 오후 1시 30분∼2시 30분 사이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등지에 이스라엘이 111번의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벌여 한 시간 만에 헤즈볼라 목표물 180개를 타격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공격에 대응해 미사일 수십기를 이스라엘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로 발사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헤즈볼라가 로켓 90발을 발사하면서 이스라엘 북부 도시 사페드 인근에는 산불이 났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보복에 대비해 북부 도시 하이파부터 레바논 국경까지 이르는 지역에 비상 지침을 내렸다. 지침에 따라 이 지역 해변은 폐쇄되고 실외 모임은 30명, 실내 모임은 300명 이내로 인원이 각각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