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지근한 투자시장… 'VC‧스타트업' 문 닫는다

지난해 폐업 스타트업 146곳…올 상반기에만 68곳 올 상반기 자격 말소 VC 6곳…출자자 모집 어려워

2025-09-23     오시내 기자
벤처투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더딘 벤처투자 회복세에 폐업 위기에 놓인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이 늘고 있다.

23일 벤처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스타트업은 146곳으로, 2021년 호황기 대비 28.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도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 중 68곳이 폐업하며, 2022년 상반기 35곳, 지난해 상반기 54곳보다 증가했다. 투자 감소도 지속 중이다. 지난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중 신규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곳은 총 95개로, 2022년 대비 70.5% 급감했다. 투자시장 침체가 본격화된 2022년 투자가 전년 대비 44.4%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투자 유치에 성공한 신규 스타트업 수는 빠르게 감소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벤처투자 시장은 어두웠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건수는 49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투자 금액 역시 2조6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다. 특히, 초기 라운드 투자 비중이 크게 줄어 최근 3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드부터 시리즈A까지 초기 라운드 투자 건수는 376건, 투자 금액은 9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29% 감소했다. 벤처투자 혹한기가 장기화되면서 문을 닫는 VC도 증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자격이 말소된 VC는 6곳으로 지난해 연간 4개를 넘어섰다. 자본잠식으로 경고를 받은 VC 역시 2021년 4개사, 2022년 6개사, 지난해 8개사로 늘었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VC 등 투자기관들은 출자 경쟁의 심화와 외부 출자 축소로 인해 출자자 모집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한다. 출자자 모집의 어려움은 2022년부터 꾸준히 언급되고 있으며, 특히 외부 출자의 축소가 크게 늘고 있다. 은행권과 대기업들이 투자부서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만들면서 외부 출자를 축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벤처투자 관계자들은 스타트업 투자 촉진을 위해 모태펀드 증액을 통한 긍정적 시장 분위기 조성, 민간 모펀드 등 다양한 투자 구조 도입, 벤처 대출 등 선진벤처 금융기법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조성해 모태펀드 규모를 확대하고,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기부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출자액 2310억원, 최소 결성규모 8376억원으로 조성했으며 운용사 20개를 선정해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노력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이 더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현장에선 벤처투자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이라며 “VC들의 활동도 위축된 데다, 투자를 진행해도 그 규모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 많은 스타트업이 어두운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