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조업·비제조업 동반 침체…고금리에 경기 지표 바닥
대출 이자 급증에…기업 부담감 ‘막중’ 中企 제조업 생산지수, 팬데믹보다 낮아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이자가 급증하고, 기업들의 경영 부담은 커지고 있다. 수익성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조업은 반도체 중심으로 일부 대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이루지만, 반도체의 낙수효과는 미미해 중소기업의 기대감은 낮은 실정이다.
한국은행의 ‘2024년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심리지수는 제조업 92.8, 비제조업 92.2로 전월 대비 각각 2.9포인트(p), 2.4포인트 내렸다. 주요 하락 요인으로 제조업은 신규수주(-0.8포인트) 및 자금사정(-0.8포인트) 등이, 비제조업은 채산성(-1.0포인트) 및 매출(-0.6포인트)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제조업의 경우 상황은 더 어렵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평균 중소기업 생산 지수(제조업 기준)는 98.2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코로나19가 발병했던 2020년 100을 기준으로 하는데, 당시와 비교해도 중소기업 생산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풀이된다.
1월부터 7월까지 평균 중소기업 생산 지수는 2019년 102.6에서 2020년 97.7로 낮아진 뒤 2021년 100.4, 2022년 100.7로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해 98.5로 전년보다 2.2% 떨어졌고 올해 역시 0.3%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대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되지만, 반도체의 경우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이에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발간한 ‘경제동향’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총평했다. 고금리가 내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미국이 금리인하를 강행하며 한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9일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발표하고,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2일 발간한 ‘미국 정책금리 인하의 우리나라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책금리 1%포인트 인하 시 한국 수출은 0.6%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