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유예 움직임에 野4당 반발···"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어야"
민주당 내 금투세 유예 움직임에 반대 입장 피력
2025-09-2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내년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유예 여론이 퍼지자 다른 야당의 공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꼬박꼬박 세금 내는 근로소득세처럼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얻은 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해야 마땅하다"며 금투세가 유예 없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23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가 유예 없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금투세 유예 여론이 들끓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먼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금투세가 주식시장의 큰손을 떠나게 해 개미 투자자에게도 피해를 줄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다른 모든 나라에서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큰손들이 이탈한다면 그 근본 이유가 금투세 때문인지,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의 투자 매력도 때문인지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잇따른 금투세 시행 유예 시사 발언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에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면 유예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다시 시행 여부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질 것이고, 그 시점에서 정상적으로 (금투세가) 시행되리라는 기대치 역시 매우 낮은 실정"이라며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이 조세정책상으로든, 정치와 행정에 대한 신뢰와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든 마땅하다고 촉구한다"고 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금투세 과세 대상은 전체 투자자 중 1%에 불과하다. 핵심은 부자 감세"라며 "윤석열 정부는 최근 부자감세 정책을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있다. 개혁적인 정치 세력이 온 힘을 합쳐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을 막아내고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되살릴 재정을 올바른 방향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도 "(금투세 폐지를 원하는 세력은) 1400만 개미 투자자를 앞세우는데, 거짓선동이다. 과세 대상인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은 사람은 개인투자자의 0.9%"라며 "이 정도 수익을 얻으려면 최소한 수억원의 현금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고 있어야 한다. 소수의 자산가를 위해 우리 사회가 합의한 조세 원칙을 무너뜨려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내에서 현시점에 금투세 유예론이 제기되는 것은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한창민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지금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금투세 관련) 얘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대선 이후 (금투세를 시행하자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당내 토론회를 진행한 뒤 금투세 시행·유예에 대한 당론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에선 당의 정책적 노선과 맞지 않고, 폐지할 경우 부자감세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이 대표가 지난 7월 대표 연임 도전 과정에서 금투세 유예론에 힘을 실으면서 기류가 변했다. 현재 민주당에선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등이 금투세 유예를,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이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