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김건희 리스크 시급한데...尹, 한동훈 '독대 요청' 거부

대통령실 "대통령과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 일축 여야의정 전향적 입장·김건희 사과 요구 등 고려한 듯

2025-09-23     조석근 기자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24일 만찬 회동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당내 친윤계 인사들의 한 대표를 향한 거센 비판이 이어진 결과다. 의료대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대통령실과 여당에 불리한 악재들을 두고 당정이 갈등만 노출한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는 별도로 합의할 사안"이라며 "(24일 만찬 회동은)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시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독대가 꼭 해야 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추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독대 요청이 당정간에 협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나와 당정 불협화음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협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당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에 앞서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은 지난 21일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기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여러 가지 정국에 대한 의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독대 요청 사실을 인정했다. 정작 대통령실은 "만찬을 하기로 했으니 상황을 좀 지켜보겠다"며 독대 성사 여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한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코 순방 귀국길에서도 성남공항에 마중 나온 한 대표와 악수 외 별다른 대화 없이 지나쳤다. 이후 친윤계 인사들의 한 대표를 겨냥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언론 보도를 통해 이같은 내용이 알려졌다는 점을 겨냥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두고 "사전에 공개가 된 것은 좀 이례적인 일로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독대 요청이) 언론에 나오는 것 자체가 그렇게 좋은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한 대표측을 비판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독대해도 곧바로 자기에 유리한 단독 기사로 언론플레이 할 게 뻔하다"며 한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한 대표는 최근 ‘의정갈등 중재자’를 자처하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적극적이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년도 의대증원 재검토를 두고 대통령실과 이견을 빚고 있는 만큼 24일 만찬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 본인은 물론 정부가 2025년 의대증원은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할 경우 이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예상된다. 이번 만찬은 원래 지난달 30일 예정돼 있었으나 2025년도 의대증원 등 여야의정에 대한 이견으로 미뤄졌다. 당시에도 윤 대통령의 한 대표를 향한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최근 공천 개입을 비롯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한 대표측이 사과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