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주춤한 사이···민주, 의료대란 해결 주도권 '고삐'

의협 면담 이어 '윤-한 만찬'서 의료대란 해결책 마련 촉구 여야의정 협의체 무산 시 野 주도 '여야의 논의' 가능성도

2025-09-23     이태훈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과 관련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만난 민주당은 한 대표가 오는 24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의료대란 해결책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 '플랜B'를 가동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4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만찬 회동에서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특위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만찬이 배만 채우고 성과는 없는 빈손 만찬이 돼선 안 된다"며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의료대란은 지금 우리 국민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다. 추석 당일에도 부산에서 한 30대 여성이 응급실을 찾다 구급차에서 심정지가 왔고, 골든타임을 놓쳐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며 "응급실은 한계점을 넘었다. 서둘러 바로잡지 않으면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더 이상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이번 회동을 진정한 변화의 출발점으로 만들어 달라"며 "구체적 성과 없이 회동 자체를 성과로 포장하는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이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좀처럼 성사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사태 관련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2일 임현택 의협 회장을 만나 최근의 의정갈등 및 의료 차질과 관련한 의료계의 입장을 청취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이 사태에 대해 제일 신경 써야 하는 곳이 여당인데 국민들이 가장 다급한 것 같다"며 "의협 쪽에서도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 정부가 좀 개방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협과의 회동에 배석한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의료 붕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했고, 국민에게 큰 피해가 가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의협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추석 연휴 전후로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각도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질적 성과는 부족한 상황이다. 한 대표로서도 오는 24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대표는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실질적 대책 논의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독대'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현재 25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의 '극한 대치'가 이어져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무산될 경우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빠진 '여야의 협의체'가 출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 협의체' 출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베스트(여야의정 협의체 출범)를 위해서 저희들이 좀 더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도, 무산 시 여야의 협의체 출범을 고려할 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다"며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