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수사 막바지…한화오션·HD현대重 긴장감 고조

경찰, 前 방사청장 구속영장 신청…檢 반려 후 보완수사 HD현대重 임원 개입 의혹 수사, 울산지검 압수수색 진행 방사청, 수사 종료 전 ‘7조원’ KDDX 수주방식 결론 가능성

2025-09-23     이상래 기자
한화오션이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의혹과 관련된 경찰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한화와 HD현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총 7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수주인 만큼 양사는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KDDX 관련 수사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의 KDDX 입찰비리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된다. 하나는 왕정홍 전(前) 방사청장의 KDDX 사업 선정에서의 불법 개입 의혹이며, 다른 하나는 HD현대중공업 임원들의 KDDX 군사기밀 유출 개입 여부다. 일단 경찰은 왕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한 만큼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검찰은 지난 20일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신속히 보완 수사를 마칠 방침이다. 경찰은 왕 전 청장이 KDDX 사업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입찰 규정을 바꿨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이 수사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건과 관련해 당사 임직원들 중 조사를 받은 사람도, 입건된 경우도 없었다”고 말했다. KDDX 군사기밀 유출 사건도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 6월 울산지검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울산지검은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8차례 넘게 빼낸 혐의를 수사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된 직원들 중 HD현대중공업 임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KDDX 군사기밀 유출 사건은 임원 등 윗선의 개입 없이 불가능한 일이라며 지난 3월 경찰에 고발했다. 업계에서는 방사청이 KDDX 관련 수사가 모두 종결될 때까지 수주 발표를 미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용청 방사청 대변인은 최근 KDDX와 관련 “수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끝나더라도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수사 종료를 염두에 두고 사업 추진 방안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경찰은 왕 전 청장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까지 1년 3개월이 걸렸다. 지난 3월에야 고발된 군사기밀 유출 사건이 올해 안으로 수사가 마무리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KDDX 상세설계와 선도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한화오션은 국가계약법과 방위사업법 모두 ‘경쟁계약’이 원칙임을 명확히 선언했다고 주장한다. HD현대중공업은 그동안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서 수행해왔다고 언급한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해군의 6000톤(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척당 건조비는 1조원대로 총 사업 규모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양사가 KDDX 수주에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는 이유다.
HD현대중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