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의 '군수 전쟁' 10·16 재보선에 정치적 자존심 '사활'

전남 영광군수·곡성군수 선거에 당대표들 직접 나서 '월세살이' 상주 지원 조국에 김민석 "상한 물" 비난도

2025-09-23     조석근 기자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16 재보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부산 금천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 곡성군수 등 4개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미니 선거'다. 그러나 전남 영광, 곡성은 민주당과 혁신당의 지지세가 겹치는 텃밭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양당 지도부의 자존심이 걸린 만큼 정치적 의미가 만만찮은 상황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이번 선거는 소위 '2기 지도부'를 맡아 처음 치르는 것"이라며 "만약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이번 재보선의 의미를 전했다. 그는 "소규모 보궐선거이지만 이 선거가 가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며 "새로운 지도부 구성 후 첫 선거라서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의미가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8·18 전당대회로 새로 꾸려진 최고위원회와 함께 두 번째 임기를 이어간다. 재보선이 새 지도부 첫 선거라는 점에선 지난 7·23 전당대회 이후 당선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동일한 차원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23일 전남 영광군을 시작으로 24일 전남 곡성군, 25일 부산 금정구를 차례로 방문해 유세를 이어간다. 21일 인천 강화군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문제로 연기됐다. 인천 강화와 부산 금정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로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입장에서 문제는 전남 영광, 곡성이다.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계 정당들의 절대적 아성이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조국혁신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국혁신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전원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비례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당선자를 내야 한다는 위기감이 큰 상황이다. 그 때문에 조국 대표를 비롯한 당 주요 인사들이 직접 영광, 곡성에 방을 구해 거주하면서 매일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아시아경제, 남도일보, 뉴스1이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이틀간 영광군 성인 남녀 506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기타 상세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이 홈페이지 참고)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 가상대결에서 장현 혁신당 후보가 30.3%로 장세일 민주당 후보(29.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기도 했다. 민주당의 조국혁신당에 대한 견제는 이미 치열하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적 중대 시기에 국민적 관심사의 국회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연히 비판받아야 한다"며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대표, 황운하 원내대표 등이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의결이 예정된 19일 본회의에 불참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들의 불참 이유는 10·16 재보선을 위한 선거 지원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조국 대표는 23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호남에서 민주당은 사실상 집권당"이라며 "호남에서 정치혁신, 새로운 선택지를 희망하는 분들이 매우 많다. 이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 어찌 '상하기 시작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규모의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는데 그게 경쟁의 효과, 혁신당의 효과 아니냐"며 "영광, 곡성의 조국혁신당 후보가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