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에 고액대출 급증

집값 비쌀수록 대출 비중 커

2025-09-23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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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늘자 고액대출도 덩달아 급증한 모양새다.

23일 국토부 서울 부동산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부동산 거래 중 61.93%는 대출로 매수자금을 마련했다. 거래 가액 6억원을 초과했거나 투기과열지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 속한 주택을 매수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해야 한다. 집값 대비 대출액이 70% 이상인 곳은 △금천구 16.7% △강북구 14.6% △관악구 13.8% △중랑구 13.7% △동대문구 11.8% △구로구 11.8% △강서구 10.6% △도봉구 10.4% △노원구 10.2% 등이다. 금액별로 보면 대출로 매수자금을 확보한 거래 중 7억원 이상은 15.6%, 10억원 이상은 6.12%로 집계됐다. 특히 마포구와 용산구 및 성동구에서 7억원 이상 대출을 낀 거래 비중은 18.62%와 25.57% 및 22.91%로 나타났다. 집값이 비쌀수록 초고액 대출로 집을 사는 비중은 컸다. 강남구 내 10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비중은 23.81%에 달하며 서초구(21.1%)와 용산구(11.96%) 및 종로구(10.24%)만 10%를 넘겼다. 건수로 살펴보면 강남구의 경우 상반기 10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274건에 달했다.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214건과 99건을 기록했고 용산구는 58건으로 뒤를 이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흐름을 보면 강남 3구 등 집값과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움직인다”며 “최근 스트레스 DSR 2단계 및 전셋값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맞물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출에 의존해 집을 무리하게 구매하는 것을 경계했다. 주택가격에 급격히 내리면 대출을 받았던 가구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면 가계 소비 여력은 위축되고 내수도 둔화할 수 있단 지적이다. 한은이 추정한 DSR 임계치는 약 47% 수준이다. 해당 수치를 넘어선 가계 비중은 지난 2013년 5.1%에서 지난 2023년 12.2%로 늘어난 상태다. DSR 임계치를 넘어서면 소비가 제약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집을 구매한 사례가 늘고 이로 인해 다른 지역까지 대출 후 갈아타는 수요가 확산했다”며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준다는 원칙을 다시금 확고히 할 때”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