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남 광주도시공사 사장 후보, 전문성·특혜 의혹 속 청문회 쟁점으로 떠올라
국회의원 경력 중심의 경영 능력 부족 지적 농협법 개정안 특혜 논란에도 해명 불충분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김승남 광주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23일 열린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전문성 부족과 농협법 개정안 관련 특혜 의혹을 해명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경력과 그의 정치적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며, 향후 광주도시공사의 운영 방침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경력 외에 공공기관 운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안평환 의원(북구1)은 "김 후보자의 주요 경력이 의정활동에 국한돼 있어 공공기관이나 기업 운영과 관련한 경험이 부족하다"며 "광주도시공사 사장직을 맡기에 충분한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다양한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융합하고 정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며 "광주도시공사 역시 다수의 전문가 의견을 통합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의정활동과 관련된 또 다른 논란이 이번 청문회에서 불거졌다. 심철의 의원(서구4)은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 당시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특혜성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 간사로서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자격을 부여하는 법안 통과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당시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소위원회 위원 9명 중 7명이 현 회장의 연임을 지지해 상임위를 통과한 것이지, 개인적 특혜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셀프 입법이라는 비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앞으로 정치 활동을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가 정치 경력을 가진 만큼 광주도시공사 사장직을 정치적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심을 나타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향후 출마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도시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면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명확한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김 후보자가 제출한 재산 보유 현황과 경력 자료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가 광주테크노파크 근무 경력과 관련해 자료가 일치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명성과 정확성의 부족을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직무수행 계획을 발표하며 "시민과 함께 미래를 창조하는 공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광주도시공사의 운영 방침으로 지속가능한 경영기반 구축, 상생경영, 광주형 주거복지 실현, 안심도시 광주 건설 등을 제안하며, 광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청문회를 통해 제기된 논란과 의혹에 대한 명쾌한 해명 없이 지나친 정치적 경력에 의존하는 모습은 광주시의회와 시민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다.
김 후보자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전남대학교 국문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제19대, 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번 광주도시공사 사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그가 제시한 공기업 비전과 광주 발전 구상이 주목받고 있으나, 경영 능력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광주시의회는 오는 27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