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 경기 침체 여전···건설업 신용 회복 난망

상반기 말 유효등급 건설사 PF 보증 27조원 달해 주요 시공 현장 59%, 미분양 유의지역·지방 소재

2025-09-23     권한일 기자
건설사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서울·수도권 주택 경기 회복과 조달 금리 인하 가능성 등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건설사 시공 현장 상당수가 몰려 있는 지방 주택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건설업계 신용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한 '건설·석유화학·유통·철강업계 신용도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전지훈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반등)를 위해서는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지방 주택 및 비주택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과 건설사의 추가 부실 인식 가능성 등은 (건설업의) 영업실적 및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건설사 사업장의 상당수가 지방에 있는 만큼 지방 주택 경기가 건설업 신용도 개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신평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사업장 59%가 수도권 미분양 유의 지역(평택·이천·안성 등)과 수도권 이외 지역에 있다. 전 연구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한신평의 유효등급 건설사 합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은 2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현장들의 진행에도 추가 신용보강 등으로 전체 보증 규모가 쉽게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건설사의 PF 보증을 사업 단계·유형·입지에 따라 분류해 사업성을 평가한 결과 위험 수준이 '높음'인 사업장 비중은 12조원(45%)으로 지난해 말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서 "질적인 개선도 지연되며 업종 전반의 리스크 완화에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매출채권 손실 가능성도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평이 등급을 책정하는 주요 건설사 13곳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에서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31.2%(6월 집계 기준)로 2020년(22.2%)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전 연구원은 "2019년부터 2021년 착공한 다수 준공 임박 현장 관련 매출채권이 증가한 영향이 크고 상당 부분은 올해 하반기 이후 준공 및 이와 더불어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미분양·미입주·예정원가 조정으로 인한 매출채권 손실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방 주택 시장 회복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쉽지 않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 지방 주택시장 반등이 본격 시작된다면 수주나 착공이 증가하면서 (건설사)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