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쇄신 불가피…대형마트, 현실적 한계 뛰어넘나
대형마트 3사 매장, 2021년 이후 신규 출점 없어 오프라인만의 강점 살려 매장 리뉴얼…식료품 특화 눈길
2025-09-24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코로나19 이후 대형마트들이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형마트 3개사 매장 38곳이 문을 닫았다. 리뉴얼을 제외한 신규 출점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대형마트 3사의 신규 출점은 2021년 전주의 이마트 에코시티점이 마지막이었다. 대형마트 3사의 점포 수 추이를 살펴보면 이마트는 2020년 160개에서 2024년 153개로 줄었고, 홈플러스도 2020년 140개에서 올해 127개로 축소됐다. 2019년 125개점을 운영하던 롯데마트는 현재 111개점을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몰을 앞지르면서 대형마트들은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4년 상반기 유통업체 매출을 분석한 결과 편의점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백화점은 3.1% 성장했지만 대형마트는 0.7%에 그쳤다. 올해 7월 매출 분석 결과에선 폭우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7.9% 감소하기도 했다. 지점을 줄이고 온라인 배송 등으로 판로를 다양화하면 기업의 매출은 오를 수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줄어드는 것은 기업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형마트가 사라지면 유동 인구가 줄기 때문에 지역경제도 함께 타격을 입는다. 최근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니라 휴식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한차원 높은 식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트의 본업을 강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결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온라인 쇼핑 수요 감소와 맞물리면서 지난달에는 오프라인 유통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도 5.0% 증가하며 반등했고, 오프라인 유통 매출 비중은 50.3%로 과반을 넘었다. 지난해 10월 e커머스에 과반을 내준 이후 11개월 만이다. 특히 8월은 추석 연휴가 앞당겨지며 식품 등 선물 수요가 8월로 몰려 오프라인 매출이 상승했다. 또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오프라인 대형 점포를 찾는 내방객도 늘었다. 대형마트는 이 같은 분위기를 올해 쭉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죽전점을 특화 매장인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개장했다. 직영 매장 규모를 줄이는 대신 임대 매장을 늘리고, 휴게실과 서점 등 특화 공간을 조성해 고객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마트를 찾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안정적으로 질 좋은 신선식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리뉴얼을 하는 매장도 있다. 홈플러스는 서귀포점을 미래형 마트 모델인 메가푸드마켓으로 재단장했다. 신선식품, 즉석식품, 간편식 등을 대폭 늘리고, 매장 입구에 배치하는 등 고객의 동선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는 총 127개의 매장 중 30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바꿨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그로서리 전문 매장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을 열었다. 그랑그로서리는 업계 최초로 매장의 90%이상을 식품으로만 채웠다. 비식료품은 오프라인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식료품만큼은 오프라인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서울 천호역 근처에 들어서는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단지 지하 1층에 식료품 특화매장을 입점할 계획도 세웠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 새로운 점포가 들어선다면 5년만의 신규 출점이다. 이마트 또한 질세라 식료품 특화 매장을 예고했다. 이마트는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신규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공표했다. 첫 그로서리 전문 매장은 올해 12월로 계획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는 이제 최적의 쇼핑공간이자 지역 주민의 여가 공간, 문화 센터이기도 하다”며 “신개념 공간에 맞춰 꾸준한 리뉴얼으로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