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기 신도시 정비사업 본궤도··· 집값 안정 효과는?
정부 1기 신도시 정비계획(안) 공람 마무리 "단기 시세 요동 불가피···중장기적 긍정 효과多"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정부가 5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을 위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 계획(안)'을 모두 공개했다. 최근 이들 지역 재건축 호재 아파트들의 시세가 치솟는 양상이 뚜렷한 가운데, 1기 신도시 전면 재정비의 궁극적인 목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25일 '일산 신도시 정비 계획(안)' 공개를 끝으로 1기 신도시 5곳의 △정비 비전 △기준 용적률 △추가 공급 가구 수 △공공기여 비율 △공간구조계획 등 정비사업 밑그림이 모두 제시됐다.
발표된 내용을 종합하면 각 도시별 정비사업 평균 용적률은 분당 184%, 일산 169%, 평촌 204%, 산본 205%, 중동 226% 등이다.
현재 5개 1기 신도시에 약 39만2000가구(오피스텔·주상복합 포함)가 거주 중인 가운데, 정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의거한 기본 계획에 따라 오는 2035년까지 총 14만4000호를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도시별 추가 목표 가구 수는 △분당 5만9000호 △일산 2만7000호 △중동 2만4000호 △평촌 1만8000호 △산본 1만6000호 등이다.
정부 계획대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최근 이어진 공사비 급등 문제와 사업성 우려에 따른 건설사들의 참여율 저조 가능성, 대대적인 이주 대책 및 도로망 인프라 개선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주변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해 이주민들의 임시 거처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주민들 대다수는 기존 생활권 내 이주를 선호하고 있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 시공을 맡을 건설업계에선 공사비 일부 지원 및 공공기여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선행 조치가 선행돼야 시공 참여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 개월간 수도권 일대 시세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내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주요 구축 기대 단지들이 일대 매매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1기 신도시 통합 재건축 추진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1기 신도시 재건축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과거 2년여 간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위축에 따른 서울·수도권 공급 부족 문제가 더해지고 있는 데다 노후 도시 정주 여건 개선과 슬럼화 방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 목표인 2028년 첫 정비 단지 입주 및 10년 내 공급 완료 방침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20~3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는 중론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그린벨트 개발도 마무리까지 15년 가량 소요된다. 기존 주택지역 전면 재건축은 30년 사업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첫 재건축 단지 입주도 2030년은 돼야 가능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최근 1기 신도시 매매가격 상승은 향후 지어질 새집에 대한 적정한 가격 찾기로 보면 된다"며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은) 약 5년 이내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별 효과가 없고, 오히려 집값 불안을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적인 측면에선 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들 지역은 서울과 가깝고 수도권 일대 시세를 리딩하는 지역인 만큼, 재건축 추진으로 집값이 들썩이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부동산 안정 또는 정주여건 개선 및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30년이 넘은 노후 신도시에 대해 특별법 등에 따라 정부에서 재건축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고 도시 관리에 나선 것은 중장기적인 공급 확대 효과는 물론, 향후 이어질 2~3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