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쿼드 '윌밍턴 선언'에 반발···"자주권 침해·적대적 대결 기도 노골화"

北 외무성 대변인 담화···"쿼드, 美 정치·외교적 도구 불과" 쿼드, 북핵 규탄·한반도 비핵화 강조한 '윌밍턴 선언' 채택

2025-09-25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은 25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가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을 규탄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하는 '월밍턴 선언'을 채택한 데 대해 자신들의 자주권 및 발전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쿼드가 북한에 대해 "가장 적대적인 대결 기도를 노골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쿼드가 "미국의 냉전식 사고방식과 진영대결 정책의 집약적 산물"이자 "미국의 일극지배 전략실현에 복무하는 정치외교적도구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변인은 또 미국이 기후변화, 식량안전, 보건분야에서 '협력강화'를 내세워 쿼드의 "대결적 본색"을 가려보려 시도하지만, 쿼드가 존재하는 이유는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 수립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쿼드를 "사실상 국제적인 '해상경찰기구'로 만들었다"며 쿼드가 "철두철미 워싱턴의 인도 태평양전략의 부속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라고 덧붙였다. 이는 쿼드 4국 정상이 공동 성명에 '해양영역인식을 위한 인도·태평양 파트너십'(IPMDA)을 명기하고, 4개국이 내년에 최초로 해상 선박 관측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변인은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침해하는 그 어떤 적대행위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다극화된 국제질서 수립을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쿼드 4개국 정상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무기 추구와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규탄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윌밍턴 선언을 채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을 위반한 핵무기 추구를 규탄한다"며 "북한이 UNSCR에 따른 모든 의무를 준수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하며 실질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직접적으로 훼손하고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심화하는 국가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북러 군사 밀착 경고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쿼드의 '월밍턴 선언'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힌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3일 "러북 간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이를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