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대출 42% 다중채무자에 풀려
5개 이상 금융기관 대출받은 채무자 10명 중 4명, 건전성 리스크 우려
2025-09-25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저축은행 대출 고객 중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비율이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중채무자에 대한 부실 위험이 커지는 만큼 저축은행의 재정 건전성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14개 저축은행에서 5개 이상의 금융회사를 이용하는 다중채무자 비중은 42.4%로 집계됐다. 아울러 3개 이상의 금융회사를 이용하는 채무자 비중은 75%를 넘어선다. 다중채무자는 여러 금융회사에서 개인대출잔액을 보유한 경우를 말한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기 때문에 통상 부실화 위험성이 큰 채무자로 분류된다. 특히 다중채무자는 한 군데에서 연체되면 연쇄적으로 부실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가계부채 중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다중채무자의 비율이 확대되며 저축은행 건전성 리스크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에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며 대손충당금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부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다중채무자 채권에 대비해 수익의 일부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하는 것이다. 최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영향으로 1년 반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 79개사의 순손실은 3804억원으로, 전년 동기(-965억원) 대비 적자폭이 2839억원 확대됐다. 이 기간 대손충당금적립률도 법정기준보다 13.54%p 높은 113.54%로 집계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저축은행의 다중채무자에 대해 강화된 충당금 적립 요건(최대 50%)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이달 말 대손충당금 적립부터 반영할 예정이었다. 김정수 애큐온저축은행장은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가운데 올해 7월부터 이뤄진 다중채무자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자금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금융당국은 최근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변경예고하며 강화된 충당금 요건을 단계적 시행으로 바꿨다. 이에 이번달 말부터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려갈 계획이다. 저축은행은 올해 7∼12월 다중채무자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20∼30%의 대손충당금 추가로 적립해야 하고, 내년 이후에는 30∼50%를 추가로 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