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청약통장 필요 없는 ‘로또청약’ 광풍… 분상제 개편론 여전
전문가들 대체로 분상제 폐지에 중점 실거무 의무제 폐지 주장도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분양가 상한제 지역인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로또청약 광풍이 여전한 가운데 기존 취지를 잃은 분상제 개편 및 폐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진행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의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667.3대 1을 기록했다. 85가구 모집에 총 5만6717명이 몰린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공급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의 1순위 경쟁률(527대 1)을 넘어선 것으로 올해 강남권에서 공급된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평균 7209만원으로 △전용 59㎡는 17억3900만원에서 20억980만원 △전용 84㎡는 22억9110만원에서 25억22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 중에서도 가장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청약자들이 몰린 이유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억제를 위한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실수요자보다는 투기업자에게 투기를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청담 르엘의 경우 당첨시 최대 10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는 것이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로 시세보다 분양가가 제한되면서 사업성 악화의 원인이 되는 점도 지목했다. 분양가가 제한되면서 건설사에서는 수익이 나오지 않아 사업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사유로 분양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사비가 오르며 분양가도 치솟는 추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878만원으로 전년 동기 15% 이상 상승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가 제한됐다"며 "건설사와 조합은 시세보다 싸게 분양 해야하니 수익이 나오지 않아 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법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해야 하며 다른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며 "또한 실거주 의무제도 전세시장의 혼란만 가져오기 때문에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근본적으로 분양가 상한제로 주변시세보다 저렴해 수요자들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건설사와 조합원의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진행이 잦아져 주택 공급이 원활치 않게 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가 상한제는 폐지가 맞다고 본다"며 "대체로 시장 가격을 규제하면 시장이 왜곡된다. 시장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