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주도권 경쟁 '점입가경'···與 폐지 압박에 野 '상법 개정' 맞불

내년 1월 시행 앞둔 금투세···野 지도부 입장 '주목'

2025-09-25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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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내년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책 결정을 주도하기 위한 여야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금투세의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시행 여부'가 아닌 '주식시장 밸류업'을 논의의 핵심으로 보고 이를 위한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있었던 금투세 시행 여부 관련 공개토론회에서 금투세 시행·유예에 대한 당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대신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우선 상법 개정 등을 당론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토론회 직후 정책위원회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토론회에서) 금투세 제도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며 "한국 주식시장을 정상화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상법 개정 등의 조치가 절실하다"고 토론 내용을 전했다. 이어 "유예론의 핵심은 금투세가 시행되면 주식시장에 주가 하락 등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므로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밸류업 조치를 선행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행론의 요지는 금투세가 시행되더라도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금투세를 시행하되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도 동시에 추진하자는 것으로 집약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금투세 토론회에서 필요성과 시급성이 모두에게 인정된 주식시장 벨류업 정책을 신속하게 이행하겠다며 "상법 개정 등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위가 제시한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 △독립이사 의무화△감사의 분리선출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총 의무화 및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한다. 전날 민주당이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눠 금투세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토론회 직후 '예정대로 내년 1월 금투세 시행'과 '일단 유예' 중 한 가지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토론회 후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 여부가 아닌 '주식시장 밸류업'을 초점으로 한 정책을 당론으로 내세웠다. "시행과 유예 중 하나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것은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의 이같은 행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되는 금투세 관련 여론조사에서 '폐지 및 유예' 의견이 '시행'을 크게 상회하는 결과가 많은데, 국민의힘이 여론을 앞세워 금투세 폐지를 압박할 경우 민주당으로선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금투세 시행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금투세 논쟁'은 향후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당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방점을 둔 정책 방향을 제시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여당과 주식 투자자들로부터 "내년 시행이냐, 아니냐"에 대한 답을 요구받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지도부에서 곧 (금투세 관련) 정책 의견을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며 "(토론 내용에 대해) 지도부가 의논할 것인데,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금투세 문제는) 토론에 맡길 게 아니라 지도부가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국민의 관심이 크고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의원들 개별 투표가 아니라) 당의 입장을 정하는 게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