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 보복' 촉구에 난색 표한 이란
2025-09-25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이스라엘군의 맹폭이 연일 쏟아지면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란에 '이스라엘 타격'을 촉구했으나 이란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서방 당국자를 인용,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과 접촉해 두 달 전 테헤란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감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7월 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하니예가 이튿날 새벽 테헤란의 숙소에서 암살당하자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가혹한 보복을 공언한 바 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 이스라엘에서 시리아 다마스쿠스 소재 이란 영사관에 폭격을 가해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2명을 포함해 13명이 목숨을 잃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무인기와 미사일 300여 대를 발사해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당국에서는 이란이 지난 4월과 비슷한 방식으로 보복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헤즈볼라 측과 만난 이란 관계자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기에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고 전해진다. 현재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싸움을 원치 않는다. 모두를 전쟁으로 끌어들여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길 원하는 건 이스라엘"이라며 확전 의사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가자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란이 개입한다면 '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20일부터 '북쪽의 화살' 작전을 통해 수도 베이루트를 비롯한 레바논 전역에 맹폭을 퍼붓고 있다. 이를 통해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군 관계자들이 다수 사망한 것은 물론이고 헤즈볼라 조직원을 포함해 수천명의 레바논 국민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고, 이스라엘에서도 백만명 이상이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게 악시오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