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외식물가 고공행진…서민 부담만 가중
외식물가 상승률 39개월째 소비자 물가 상회 온라인 식품 대안 부상에도 밥상 물가 불안정
2025-09-26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식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서민들의 물가 체감도가 심화되고 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2021년 6월부터 39개월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외식물가 부담이 타품목 대시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외식상승 요인으로 원부자재값 및 인건비 상승, 배달 수수료 인상 등이 거론된다. 성남 판교동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대부분 점심을 밖에서 사먹어야 하는데, 확실히 물가가 올라서 식대가 많이 나가는 것이 몸소 체감이 된다”며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물가 부담에 외식 횟수를 줄이자는 부모님 의견도 나오는 것을 생각해보면 중장년층도 물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외식 물가 상승세에 집밥 수요가 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1∼7월 온라인 식품 부문의 지난해 대비 월평균 매출 증가율은 23.1%를 조사됐다. 이는 전체 온라인 유통 매출 증가율(17.5%)을 훌쩍 넘는 수치다. 의류와 화장품, 가구, 가전 등을 비롯한 9개 주요 상품군 중에서도 성장률이 가장 높다.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식품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 1분기 백화점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식품 매출 증가율은 7.1%로 비식품(5%) 보다 크다. 비수기인 2분기에도 식품 매출은 3.5%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도 비식품이 1분기(-4.9%)와 2분기(-9.2%) 연이여 역성장하는 사이 식품은 8.2%, 0.8% 각각 매출을 증가했다. 한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관계자 B씨는 “고물가가 계속되자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직원들 만큼 농축수산물 가격 시세를 이전보다 잘 파악하고 있고, 가격 민감도 역시 높아져 비싸다는 반응도 종종 접한다”며 “최근 매장 내에서 과일을 큰폭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해 성료하는 한편, 못난이 과일·채소도 비교적 저렴하니 수요가 늘어나는 양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록적인 폭염 등 영향으로 농림수산품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서 밥상 물가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지수는 7월(119.56)보다 0.1% 하락한 119.41(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해당 지수는 지난 6월 119.23으로 5월보다 0.02p 떨어졌다가 7월 119.56으로 올랐고, 지난달 들어 다시 낮아졌다.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공산품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세를 타고 석탄 및 석유제품(-4.0%), 1차 금속제품(-1.5%) 등을 중심으로 0.8% 하락한 반면, 농산물(7%), 축산물(4.2%) 등을 비롯해 농림수산물이 5.3% 커졌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배추(73.0%), 시금치(124.4%) 등 채소와 쇠고기(11.1%) 등 축산이 대폭 뛰었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지난달에 폭염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햇과일이 출하되면서 과실 가격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 농산물 가격 추이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