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왕실의 약을 담던 청자, 과학기술로 원형 되찾았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보물 「청자 상감 ‘상약국’명 음각운룡문 합」 보존처리 완료
2025-09-26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센터장 박종서)는 보물 「청자 상감 ‘상약국’명 음각운룡문 합(이하 ‘청자 상약국명 합’)」의 과학적 보존처리와 복원을 완료했다. 상약국(尙藥局)은 고려 시대에 의약을 담당하던 관청을 말한다.
「청자 상약국명 합」의 뚜껑과 몸체에는 각각 ‘상약국(尙藥局)’ 명문이 백색의 태토로 새겨져 있는데, 이는 매우 드문 경우로 고려 시대 청자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서 1978년에 보물로 지정됐다.
「청자 상약국명 합」 뚜껑의 일부는 과거 수리된 적이 있는데, 수리 부분의 경계면은 일본에서 유래된 킨츠기[金継ぎ]기법이 적용돼 있었다.
2022년 정기조사를 통해 해당 수리 부분에 변색, 균열, 들뜸, 박락과 같은 손상이 확인되어 ‘보존처리 필요’ 등급을 받았고, 국가유산보존처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존처리 대상으로 선정됐다.
킨츠기[金継ぎ]는 깨진 기물을 옻으로 결합한 뒤 금분·은분 등으로 수선하는 일본식 기법이다.
이후,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2023년 5월부터 「청자 상약국명 합」의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과거 수리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알 수 없었던 사용 재료의 정보를 얻기 위해 성분 분석도 실시해, 장석류 등의 토양재료와 티타늄화이트 성분의 유약층, 옻칠 접착제 등이 사용되었음을 알아냈다.
또한, 유물의 원형을 확인하고자 자외선(UV)조사와 X선 투과조사를 실시하여 과거 수리된 범위를 명확히 파악했고, 손상된 과거 수리 재료와 킨츠기 기법의 금분도 유물의 원형에 손상이 없도록 모두 제거했다.
제거된 부위는 3차원 전자화 및 인쇄(3D 스캔 및 프린팅) 기술로 모형화(모델링)하는 방법을 활용하여 복원햇다. 이는 복원 시 가공이 쉽고 나중에 필요한 경우 제거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청자 상약국명 합」은 10월 초에 관리단체인 한독제석재단 한독의약박물관으로 인계되어, 향후 전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