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尹韓 갈등 눈 돌리기? 尹 한마디에 당정 임종석 '두 국가론' 총공세

임종석 "김정은식 '적대적 두 국가' 반대" 해명 국민의힘 이어 한덕수 총리·김영호 장관 등도 비난 대열

2025-09-26     조석근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두 국가론'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비판에 나서면서 국민의힘은 물론 한덕수 총리 등 국무위원들까지 연일 임 전 실장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이후로도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갈등만 부각되는 양상이다. 임 전 실장에 대한 당정의 비난이 일종의 시선 돌리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2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적어도 한 30년은 통일 논의는 봉인하고 평화관리, 평화정착, 자유롭게 왕래하는 두 국가 상태로 한 30년 살아보자는 것"이라며 "통일에 대한 지향과 가치만을 헌법정신에 남기고 통일은 잊고 평화에 집중하자는 취지"라고 최근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제가 주장하는 건 평화공존론인데 1991년 UN에 가입하면서 명실상부 두 국가 상태다.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하는 '적대적 두 국가'로 가자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이 지난 19일 9·19 평양
19일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통일하지 말자”"라는 도발적 발언을 던지며 제시한 '두 국가론'에 대해 윤 대통령이 24일 본인 주재 국무회의에서 직접 비판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임 전 실장의 발언을 직접 거론하며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 의무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 이후 임 전 실장의 발언이 '반헌법적'이라는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집중 비판이 이어졌다. 한덕수 총리 이하 국무위원들까지 임 전 실장 규탄에 나섰다. 한덕수 총리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에 어떻게 통일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무슨 권리로 따로 살자는 것이냐"며 "김정은이 바꾸니 우리도 바꾸자면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 임 전 실장의 '두 국가론'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같은 맥락으로 취급한 것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같은 날 직원 월례조회에서 "반통일적, 반민족적 행위에 앞장서 호응하는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임 전 실장을 '쓸모 있는 바보들'로 비유하기도 했다.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채널A 라디오 방송에서 "'두 국가' 발언은 비핵화를 포기하고 스스로 영유권을 포기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초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완전한 두 교전국 관계"로 남북 관계를 규정했다. "북한 헌법에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을 완전히 삭제해야 한다"고도 했는데 이는 선대 김일성 주석과 박정희 전 대통령 사이에 합의된 1972년 7·4 남복공동성명의 공식 폐기를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를 내달 헌법 개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일단 임 전 실장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헌법정신에 위배되고 당 강령과도 맞지않는 주장으로 평화통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그간 정치적 합의와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당론과 다르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종석 전 실장은 "민주당 내에서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면 좋겠다. 일부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는데 논의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