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적기 구조조정 해야”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밑돈 기업 16.4%로 증가

2025-09-26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증가, 적기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업종별 특성을 감안한 취약 업종의 구조개선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차입으로 근근이 버티는 이른바 '좀비' 기업들이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야기하는 상황을 타개해야 정상적인 기업과 업종의 성장과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논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돈 기업 비중은 기업 수 기준 16.4%, 차입금 기준 26.0%로 전년보다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소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은 기업 수 기준 17.4%, 차입금 기준 31.9%에 달했다. 대기업은 이 비중이 각각 12.5%, 23.3%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59.0%(차입금 기준)로 가장 높았고, 운수업(49.2%), 전기가스업(46.1%), 부동산업(43.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취약성이 크게 높아졌던 숙박음식업의 경우 한계기업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022년보다는 낮아졌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회사채 등 신용공여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이 125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상호금융은 13조1000억원, 저축은행은 3조9000억원 등이었다.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기업 대출 중에서는 8.5%가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으로 파악됐다. 한은 측은 “부동산업 한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중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며 “업종 부실 리스크와 비은행 자산 건전성 간 연계가 더 강화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한계기업으로 진입하기 2년 전부터 수익성과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크게 나빠진 뒤 그런 상태를 5년 이상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 진입 2년 전 정상기업보다 8.2%포인트(p) 높은 차입금 증가율을 보이면서 재무구조 안정성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은은 적기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계기업이 금융지원 등을 통해 장기 존속할 경우 정상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외부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측은 “한계기업 증가가 금융시스템의 잠재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한계기업 여신의 신용위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