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파운드리…삼성전자도 칼날 댈까

삼성 파운드리 부문 적자 지속…TSMC와 격차 확대 인텔 파운드리 분사에 삼성전자도 분사 가능성 주목 전문가 "단기간 추진 어려워도 경쟁력 확대 위해 필요"

2024-09-26     최은서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대규모 적자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분사를 골자로 한 사업 구조조정안을 최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파운드리 부문 분사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분기 파운드리 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16억달러(2조137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강도높은 사업 구조조정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를 비롯해 유럽·아시아 공장 건설 중단, 전체 인력의 15% 감원 등의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미국 칩스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미국 내 공장 건설은 그대로 진행한다. 이에 미국 정부도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추진하며 '인텔 밀어주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인텔에 85억달러의 직접보조금을 약속했다. 여기에 최근 추가로 미국 국방부가 군사용 반도체 개발·생산 프로젝트를 맡기며 30억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같은 인텔의 행보에 업계 안팎에서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 가능성이 다시금 대두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 부문 적자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2조원을 웃돌고 올해 상반기도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역시 증권업계에서는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가 압도적인 장악력으로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점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한다.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2분기 점유율은 TSMC가 62.3%인데 반해 삼성전자는 11.5%로 격차가 50.8%포인트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 속 최근 삼성전자는 해외 일부 사업 분야에 대해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비하고 비용 절감 등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또 낸드와 파운드리 라인으로 나눠 활용하기 위해 설계됐던 평택 4공장(P4)을 파운드리 사업 부진에 메모리 라인으로 선회했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 필요성이 주기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생산 기반을 독자화하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누적된 적자로 재무개선이 이뤄져야 해 단기간 추진은 쉽지 않다. 더욱이 미국은 정부가 자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직접 보조금 지원 등을 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직접 보조금 지급이 논의단계에 그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역시 경쟁력 강화와 고객의 신뢰성 확보 등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현 상황에선 적자가 누적돼 쉽지 않겠지만 시간을 갖고 몇 년 내에는 추진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