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배불린 은행…3분기 실적 ‘역대급’

대출 규제에 여신 금리 인상...4대금융, 3Q 4.7조 순익 전망 

2024-09-26     이광표 기자
4대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만 4조7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아래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한 데다, 규제 강화 전 막차를 타기 위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4조7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1조348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3.1% 늘며 4대 금융 중 가장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KB금융 역시 1조5013억원으로, 하나금융도 1조248억원으로 각각 9.3%와 7.9%씩 순이익이 늘 것이란 예측이다. 유일하게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곳은 우리금융으로 5.4% 줄어든 8506억원으로 예상된다. 당초 시장금리 하락과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4대 금융이 3분기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규제로 대출 금리가 인상하자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으로 인해 시장금리가 하락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낮아지는데, 대출금리만 높아지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이 증가한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불어난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국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이에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비롯한 대출 금리를 여러차례 인상했다. 특히 이번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지난 8월 가계대출 막차 수요가 몰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잔액은 1130조원으로, 전달보다 9조3000억원 늘었다. 그 중 주담대 증가 폭은 8조5000억원으로,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한편 '이자 장사' 비판을 받아왔던 은행들을 향한 비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다음달 국감도 예정돼 있어 은행권은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내부통제 문제 등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일부 금융지주 및 시중은행장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감에서는 은행들의 주담대 잔액 증가세 역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거시적인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정부가 대출금리를 높여 은행의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졌다"며 "9월 들어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된 만큼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