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우군을 찾아라"…해외서 직접 뛰는 재계 총수
글로벌 불확실성 커지는 상황서 해외 우군 확보
2025-09-26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경기 침체, 미국 대선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재계 총수들이 직접 발로 뛰며 해외 우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유럽을 방문해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고 폴란드 현지 매장과 생산공장 등을 찾는 명절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 갔다. 이 회장은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해 왔다. 이달 초에는 한남동 승지원에서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과 필립 골드버그주한미국대사 등과 만나 한미 양국 기업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미 상원 의원들과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놓고 논의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삼성의 구체적 비전과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을 찾아 반도체와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미국 동서부를 횡단하면서 IT 산업을 주도하는 메타, 아마존, 퀄컴, 버라이즌 등 IT∙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의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을 잇따라 만나 협업을 타진한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제계를 대표해 올해 다양한 국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4월과 6월 미국, 대만에서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TSMC 등 빅테크 수장들과 회동했다. 지난 8월까지는 두 차례 SK하이닉스를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점검을 위한 현장 경영도 병행했다. 지난 3일에는 한국을 방문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과 폭넓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최 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유럽 생산거점이자 유일한 유럽 내 전기차(EV) 생산시설인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시장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주춤하고 있는 유럽 친환경차 시장 수요 극복을 위해 현장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GM과 친환경 전기차 사업 등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오는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에 대해 살펴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