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허리띠 '꽉'…SK온, 창사 이래 첫 희망 퇴직 실시

2021년 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 실시 11월 정기 인사 단행…위기 쇄신 고삐

2024-09-26     서영준 기자
SK온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K온이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최대 2년간 학비를 지원하는 자기개발 무급휴직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날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 관련 '뉴챕터 지원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SK온이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건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자는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자다.

회사는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다. 자기개발을 위한 무급휴직은 학위 과정(학·석·박사)에 진학할 경우 2년간 학비의 50%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와 관계가 있는 학위를 취득한 뒤 복직할 경우 나머지 5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SK온은 출범 이후 2년 만에 글로벌 톱5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출범 초인 2021년 4분기에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연간 매출액은 2022년 7조6천억원, 2023년 12조9천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직원 수도 1512명에서 3593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기차 캐즘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하는 등 출범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 7월 전사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흑자 전환 달성 시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임원 대상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축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임원 해외 출장 시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등을 시행 중이다.

SK온은 수요 개선과 원가 절감 활동을 토대로 하반기 중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선 SK그룹은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온과 SK이노베이션의 '알짜'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을 합치기로 했다. 합병 3사의 매출액 규모만 작년 기준 62조원에 달하며 합병에 따라 매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개선 효과도 5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K그룹은 올해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11월께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12월에 단행되던 정기 인사 불문율을 깨고 한달가량 앞당기는 셈이다. 최태원 회장 취임 후 SK그룹이 주요 임원 인사를 11월에 단행한 적은 없다. SK그룹이 조기 인사를 위한 준비에 나선 것도 경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