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뺑소니범, 도주 사흘 만에 서울서 검거
20대 배달기사 사망 후 도주… 경찰, 긴급체포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영장 검토, 사고 차량은 보험 만료 상태
2024-09-27 손봉선기자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 도심에서 고가의 수입차로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의 사상자를 낸 뒤 달아난 30대 뺑소니 운전자가 사고 3일 만에 서울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를 받는 김모(32)씨를 26일 오후 9시 50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숙소에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4일 새벽 3시 11분경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법인 명의의 고급 수입차(마세라티)를 운전하다 배달 오토바이와 추돌해 탑승자 2명 중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오토바이를 몰고 있던 배달기사 A(23)씨는 중상을 입었으며, 오토바이 뒷자리에 탔던 28세 여성 동승자는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가 몰던 차는 서울 소재 법인 소유의 차량이었으나, 개인 명의로 가입된 자동차보험은 이미 만료된 상태였다. 김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나 지인들과 함께 대전으로 도주했으며, 추적 끝에 서울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김씨의 도주 과정에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차량의 동선을 추적하며 범인 검거에 집중했다. 사고 발생 직전 김씨가 지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고, 술을 마신 후 운전대를 잡은 정황이 CCTV와 카드 결제 영수증 등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고를 일으켰다는 증언도 확보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지 못했지만, 그가 음주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와 함께 사고 차량의 소유 및 실제 사용 경위, 김씨의 도주 이유 등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씨의 사고는 광주 지역 배달기사들이 겪는 교통사고 위험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배달 오토바이는 사고 시 탑승자의 안전을 지키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고속 주행 중인 차량과의 충돌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배달기사들의 안전 문제와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