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재편·AI기술 경쟁, 성장동력 확보의 기회로 삼아야"
한국은행-대한상의, '제3회 BOK-KCCI 세미나' 개최해 "기업 투자 지원, AI 인프라 구축, 맞춤형 인재 양성 필요"
2024-09-27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등 대외 리스크를 신성장동력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에 대한 과감한 재정지원과 인프라 확충, 인재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7일 한국은행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시대: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제3회 BOK-KCCI 세미나를 개최했다.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국가적 어젠다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비롯해 기업, 학계 등 각계의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의 기조연설자인 리차드 볼드윈 IMD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에서 경제적 다극 체제로의 전환, 중국의 세계 유일 제조업 강국으로의 부상, 그리고 '무질서한 세계'(G-zero) 상황의 도래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며 “그 결과로 많은 기업들이 ‘China+1’ 전략을 채택하거나 니어쇼어링을 추진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고 주요국들은 제조업 본국 회귀를 위한 산업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볼드윈 교수는 "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고려해 경제 안보와 효율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간재 서비스 수출(Intermediate services exports) 증가를 통해 '신흥국 기적'이 지속되고 확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시했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에서 "AI가 실제 기업에 적용되었을 때 생산성 향상 등을 포함한 경제적 효과는 연평균 총부가가치 기준 0.8∼2.0%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적용을 통해 저출생에 따른 성장잠재력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AI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정부차원에서 AI관련 기업과 투자에 대해 세액공제 확대 및 세액공제권 선거래시장 구축, 반도체 보조금 등 정부지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대학, 연구기관, 중소기업 등에 수퍼컴퓨터, GPU, 데이터 등의 인프라 접근성을 확보해 주고 국내 AI 인재 양성 및 유입을 위한 연구환경과 교육시스템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강연 직후 진행된 대담에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대담자로 나서 토론 및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을 이끌었다. 11월 미국 대선 이후의 통상환경 변화와 전망, 우리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내 위상 제고 방안, AI시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종합토론 세션은 'AI와 공급망 전환 시대의 산업전략'을 주제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가 진행했다. 토론에는 하정우 네이버 AI 랩 연구소장,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CSO,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선임이코노미스트, 강감찬 산업부 산업정책관 등이 참여하여 AI 기술의 산업 적용,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 그리고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도출된 AI 활용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통찰은 한국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로드맵이 될 것"이라며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기적인 공동 연구와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