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요란한 집들이 ‘구설수’ 올라

2010-11-09     김인하 기자

[매일일보=김인하 기자] ‘호화 신청사’ 비판을 받고 있는 경기 성남시가 수억 원짜리 개청식을 열 계획을 발표, 지역사회의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성남시청사는 7만4452㎡ 부지에 총 사업비 3222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7만4000여㎡ 규모로 지어져 지나치게 호화롭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오는 18일에 열리는 개청식에는 성남의 36년 역사 소개에 이어 모범시민상과 문화상, 경기도민상, 청사건립 유공자 등 각종 시상식, 현판제막식에 이어 시청 옆 여수택지개발예정지에서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e-푸른콘서트’가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열릴 예정이다.8,000명에서 1만명 가량의 시민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e-푸른콘서트’는 당초 지난달 8일 성남시민의 날 기념행사로 계획됐다가 당시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대형 행사를 자제하라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취소된 바 있다.하지만 성남시 측은 행사장 주변에 발열감지카메라와 체온계, 손 소독제 등 예방장비와 물품을 갖추고 보건소 의료인력 48명을 투입해 신종플루와 응급상황에 대비토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또 30대 미만 학생과 65세 이상 고위험군, 기침 등 의심증세가 있는 시민들은 초청하지 않고 가급적 행사장 출입을 자제토록 할 방침이다.이 같은 시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행사 강행에 대한 비판이 지역사회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호화청사라는 비난은 차치하고, 신종플루 확산의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굳이 일회성 행사에수억 원의 혈세를 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즉, 신종플루의 급격한 확산으로 굵직한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는 현실과 맞지 않게 시가 오히려 시민들을 신종플루의 위협에 노출시킨다는 지적이 바로 그 것.국민참여당 소속 김시중 시의원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은 호화로운 시청사를 보면서 소외감을 느끼는데 시장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대형 행사를 여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특히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신종플루 위험에 시민들을 내모는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황성현 간사도 “신종플루 때문에 과부하 상태에 놓인 보건소 인력을 모두 빼다가 행사장에 투입할 경우 지역사회의 의료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신종플루 비상시국에다가 호화청사란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이런 대형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시민들의 정서에 반한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외부행사는 실내와 달리 전염 위험이 높지 않고, 행사 규모를 축소하는 등 충분한 방역대책을 수립했다”며 “성남시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신청사 개청을 시민들과 함께 축제의 장으로 승화하려는 좋은 뜻으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