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치킨업계 유일한 소스공장 직접 가보니 “불닭도 소스맛...K-푸드는 소스가 이끈다”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K-외식은 치킨에서 나오고, K-푸드는 소스에서 나올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라면도 다 소스 맛으로 먹는 것 아닙니까. 외국은 소스로 몇 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
지난 26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소스 공장 비에이치앤바이오에서 만난 송원엽 대표이사는 해외 프랜차이즈들의 소스 시장에 대해 이 같이 설명하며,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유일의 자체 소스 생산시설을 통한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업계 유일 전용 소스 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의 식품 생산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충북 진천 덕산읍 1만5375㎡의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조성된 비에치앤바이오는 연간 최대 1만2465t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이들은 교촌치킨의 대표 소스는 물론 국내 주요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OEM/ODM 소스 2000여종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하루에 30~40톤의 소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70%가 교촌치킨의 레드소스와 허니소스다.
송 대표는 “코카콜라의 비법을 단 한명만이 알고 있다고 하는데, 교촌치킨 소스의 비법도 극소수의 인원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이다”며 “대표이사인 저도, 공장장님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교촌의 소스를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따라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촌은 소스에서 느낄 수 있는 진심 경영을 거듭 강조했다. 강창동 커뮤니케이션부문장은 “교촌의 대표적인 세가지 소스는 캡사이신, 인공감미료 등 화학조미료 없이 청양홍고추, 마늘, 국내산 아카시아꿀 등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소스를 만든다”며 “자체 전용 공장을 보유하고 33년째 천연 재료만을 고집하는 교촌의 생산 시설을 직접 둘러보시면 진심을 체감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직접 돌아본 생산 시설의 첫 인상은 공장 내에 사람이 거의 없고, 쾌적하다는 느낌이었다. 진천공장장인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상품품질혁신본부 상무는 이에 대해 대부분의 생산 시설이 자동화 설비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부를 위생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물 없는 공장’으로 설계해 인력을 줄이고 깨끗하게 내부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통상 100여명이 일하는 2900평의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만들어 27명이 일을 하고 있다. 면적과 장비가 모두 큰데 다 자동화 돼있어 최소한의 인원이 작업을 할 수 있다”며 “사람과 물이 없는 공장은 위생적이고 깨끗할 수밖에 없다. 해썹, ISO, FDA, 할랄 등 국내기관부터 미국까지 모두 인증을 통과했다. 퇴근에는 코스트코 공급 가능 회사로 합격도 됐다”고 자부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의 목표는 글로벌 종합 식품 유통기업으로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스 시장은 나날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소스시장 규모는 2020년 502억9800만달러(67조1679억원)에서 지난해 584억2000만달러(78조141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597억535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인기 버거 프랜차이즈인 칙필레는 연간 자체 소스 매출만 5000억원에 달하고, 난도스의 페리페리 소스 또한 연매출이 1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소스 시장도 매해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소스시장 규모는 2019년 1조3700억원, 2020년 2조원, 2022년 2조3000억 원 등으로 지속 성장했고 올해 3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K1 핫소스 3종으로 글로벌 소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해당 제품은 국내보다 미국 아마존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의 경쟁이 심화되며 침체된 내수 치킨 시장에서 교촌이 소스 사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 대표는 “교촌은 정말로 깐깐하다. 품질과 고객만족만큼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창업주의 철학에 맞춰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K-외식, K-푸드가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이 시점에 교촌이 K-푸드의 신화를 쓰고자 한다. 이 여정을 응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