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北 핵시설 공개 관심끌기용…국제사회 용인 않을 것"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 직전 AP통신 서면 인터뷰 “北 비핵화는 인태 지역 자유·평화·번영에 필수불가결 조건”

2024-10-06     조석근 기자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북한의 핵 시설 공개는 다음달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에 앞서 AP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이 앞으로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규범을 위반하면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 비핵화가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태 지역을 만드는 데 필수 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며 "핵 개발 이유가 같은 민족인 남한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북한 정권의 과거 주장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13일 핵무기 제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을 노동신문을 통해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시찰을 통해 핵무기 연구소와 핵물질 생산기지를 찾아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과업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의 날"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자처하며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A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 감시정찰 자산을 통해 북한의 동태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초 열리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 확고한 초당적 지지가 형성돼 있다"며 "미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탄탄하게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취임 이후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신임 총리와 새로운 내각과도 한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11일까지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하는 한편 라오스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순방 외교를 통해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다는 목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가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8·15 통일 독트린과 정부의 북한 인권개선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견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또한 "아세안과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인 협력은 물론 국방과 방산 분야 교류를 확대하고 사이버 안보와 같은 신흥 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며 "특히 한국과 아세안 간 협력에서 큰 시너지가 기대되는 디지털 및 친환경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