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올리면 빨리 구조 나설 것 같아”...SNS 허위 구조요청 적발

2014-04-23     김지희 기자

[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세월호 생존자가 보낸 구조요청인 것처럼 꾸며 인터넷에 올린 10대 유포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23일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세월호 생존자를 사칭해 구조 메시지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12) 양과 B(15) 군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양은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휴대전화가 불통”이라며 “아직 살아있으니 구조를 바란다”라는 허위글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이 올린 글은 여러 경로를 통해 유포돼 김포의 한 시민이 16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카카오스토리 특성상 지인과 ‘친구’를 맺어야 메시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해 김포, 고양, 파주지역 인근 초등학생들이 장난삼아 유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언니, 오빠들이 빨리 구조됐으면 하는 마음에 살아있는 것처럼 글을 써서 SNS에 올렸다”고 진술했다.

이밖에 B군의 경우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단원고 2학년 여학생 이 모 양을 사칭해 “데이터가 별로 없다”며 “단원고 2학년 O반 이OO입니다. 선미쪽에 있는데 유리창이 깨질가봐 무섭네요 구조대 안와요? 댓글밖에 안써져요”하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글쓴이의 아이디와 이 양의 개인정보가 일치하지 않자 허위 메시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B군은 경찰조사에서 “이 양의 실명은 트위터에서 보고 사칭했다”며 “호기심도 있었지만 이런 글을 올리면 정부가 빨리 구조에 나설 것 같아 그랬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은 A양이 형사 미성년자임을 감안, 법원 소년부 송치 등 형사 처분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B군은 형사입건이 가능한 연령이지만 사건 경위 등을 참작해 형사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인터넷에 유언비어를 유포해 국민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계획”이라며 “해당 학생들에 대해서도 처벌 여부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