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RA발 공급망 리스크 해소 '탈중국 총력'
중국 전기차·배터리 굴기 제어하는 美 IRA 美대선 불확실성에도 중국 강경 기조는 유지 LG·삼성·SK·포스코 등 K-배터리, 광물 다변화
2024-10-06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인플레이션 감축안(IRA) 공급망 리스크 해소를 위해 탈중국화(化)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대통령 대선을 앞두고 IRA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도 미국의 강경한 중국 대응 기조는 변함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포스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최대 위협은 중국 업체들이다. 중국은 압도적 규모의 내수 시장과 탄탄한 자체 공급망 사슬을 더해 전 세계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전기차·배터리 굴기에 제동을 거는 것이 미국 IRA다. 현재 IRA가 미국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점이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 세액 공제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폐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산업계에서는 IRA을 둘러싼 대선 불확실성보다는 미국 우선주의에 근거한 탈중국 기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가 최근 개최한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이기더라도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견제 기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두 후보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이 오히려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한국 기업의 광물자원 확보, 소재 가공 및 생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중국 공급망 의존에서 벗어나고 미국 공급망 분야의 핵심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배터리 원료·소재의 내재화 및 조달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리튬, 니켈, 흑연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의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LG엔솔은 호주 리튬 생산 업체 WesCEF와 리튬 정광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도 니켈 광산 개발 기업 캐나다니켈에 1850만달러(약 245억원)를 투자해 지분 확보에 나섰다. SK온은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인 웨스트워터와 천연 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웨스트워터에서 정제한 흑연으로 만든 음극재를 개발 중인 배터리에 적용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광석 리튬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이차전지소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공장은 2025년 준공이 목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마다가스카르에서 각각 연 6만t과 3만t의 천연 흑연 공급망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