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빨라지는 글로벌기업 탈중국 흐름…韓, 기회 삼을까
성장엔진 꺼진 中경제…외국인 직접투자 30% 감소 IBM, MS, GM 등 글로벌 기업도 中현지 사업 축소 암참 “탈중국 현상, 韓 비즈니스 허브 구축에 기회”
2025-10-06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빨라지는 전 세계 탈중국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내수 경제 부진의 장기화로 글로벌 기업들이 탈중국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탈중국 현상이 국내 산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는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는 시점에 중국 홀로 디플레이션 걱정을 할 지경이다. 여기에 미국의 강경한 중국 정책까지 더해 중국 투자에 대한 부담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올해 1∼7월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작년 동기 대비 30% 가량 줄어들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1∼7월 중국에 대한 FDI는 전년 동기보다 29.6% 줄어든 5395억위안(약 102조1300억원)에 그쳤다. 자세히 살펴보면 1∼2월(19.9% 감소)을 시작으로 1∼4월(27.9% 감소), 1∼6월(29.1% 감소) 등 점차 낙폭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경제 비관론 심화로 올해 외국인의 중국 직접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자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현지 사업 축소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IBM은 중국 현지 R&D와 테스트를 담당하는 IBM 중국개발센터와 IBM 중국시스템센터를 폐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올해 중국에서 근무하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업 담당 직원 700~800명에게 해외 전근을 요청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중국에서 R&D 부문의 구조조정과 함께 생산시설 축소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탈중국 현상을 글로벌 기업의 한국 투자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한국의 글로벌 기업 아태지역 거점 유치전략 보고서’에서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봉쇄 등이 촉발한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이 한국에는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가 될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산업 인프라가 우수해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암참이 최근 800여개 회원사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아태 본부를 두고 싶은 국가 2위에 올랐다. 싱가포르와 비교해 한국은 낮은 생활비, IT 인프라, 한류 문화, 교육 여건 등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한국 투자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암참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350억달러 외국인 투자 유치를 목표로 기업의 애로를 적극 해소하고 기업의 R&D을 확대하는 등 기업들과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